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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사소한전 (2009_상상마당전시)/성민주 (청각장애학생들과의 협력-프로젝트)

장애란 말은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기고 살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. 예전에 나는 약간의 강박 행동을 했었다. 쓸데 없는 일인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반복했다. 97년 영화 ‘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’의 주인공 멜빈 유달 (Melvin Udall)은 길 위의 경계선을 피해 다니는 사람이었지만 나는 횡단보 도의 흰 줄만 밟고 지나가려 애썼다. 그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자신이 정해 놓은 규칙에 맞는 행동을 하는 주인공의 심리에 동의하며 즐거워했다.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필기가 아니면 다 버리고 다시 작성하는 별난 행동도 했었지만 지금은 누군가가 나를 강하게 압박하며 그렇게 하라고 시켜도 못할 것이다.

안민정 작가의 작업은 세심하다. 세밀하고 복잡한 작업은 강박적이고 치밀함을 추구하는 작가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. 또한 안민정 작가의 작업은 자기 성찰의 흔적을 보여준다.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본인의 장애를 시각화 시키는 문제에 있어서 타인에게 가장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계 적 방법인 도면화와 효율적인 언어인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. 명확하게 규정하려 했지만 누구에게나 그렇지는 않다. 도면을 읽을 줄 알고 공식을 아는 사람은 언뜻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작가의 장애를 완전히 해석하는 것은 본인 이상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. 자신의 장애를 만인에게 공개하고 있지만 해석의 어려움으로 인해 완전한 접근과 이해를 차단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. 그래도 자신에 관해 여러 가지 시각적인 정보를 제시하고 관람자와 소통하려 하는 것은 내면적인 장애를 인정하고, 이겨내서 좀 더 세상으로 다가가려 하는 굳은 의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.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일련의 작업들은 사소한 전시라고 표방하지만 결코 사 소하지 않은 전시를 위해 제안되었다. 자기 자신을 이해 하고 인정하며 나아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려는 이 의미 있는 전시와 전시물들이 많은 사람들 에게 따뜻함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.

성민주
경희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학예연구원









일상으로의 귀환/오혜미(인천아트플렛폼 큐레이터)
안민정 - ● 안민정은 주변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며 형이상학적인 것, 비가시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을 기존의 예술적 방법론에 과학적, 수학적 요소를 빌어 시각언어로 구체화, 명료화, 조형화 시키고 있다. 주관적으로 생성된 형이상학적, 불확실성을 분석적 태도의 창작영역으로 전이시켜 또 다른 차원의 추상화로 구현하는 것이다. 개인적 서사, 일상에서의 느껴지는 감정 등과 같은 비가시적 개인의 논리를 기반으로 한 안민정의 그래픽 드로잉에는 자유분방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다양한 삶의 형태와 무한한 확장된 가상의 세계에 대한 실마리를 열어준다. ■ 오혜미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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